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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만으로는 부족해-반려동물부모되기.


 우리집 반려견 블랑이
우리집 반려견 블랑이

"이제 뭘 해야 하지?" 첫날의 당황스러움

분양받은 강아지를 처음 집에 데려왔던 날을 잊을 수 없다.

온라인으로 몇 달간 정보를 찾아보고, 유튜브 영상도 수십 개 봤지만 막상 집에 와서는 "이제 뭘 해야 하지?"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새끼 강아지는 계속 낑낑거리며 울고, 나는 혹시 아픈 건 아닌지, 배고픈 건 아닌지, 무서워하는 건 아닌지 전전긍긍했다.


그날 밤 거의 잠을 못 잤던 기억이 생생하다.


펫부모가 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책임감이 무거운 일이다. 하지만 올바른 준비와 마음가짐이 있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


반려동물이 우리 삶에 미치는 과학적 효과


미국 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의 2019년 연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24% 낮았다고 한다.

"반려동물과의 상호작용은 옥시토신(행복 호르몬) 분비를 증가시키고,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감소시킨다. 이는 단순한 정서적 위안을 넘어선 생물학적 변화다."

실제로 힘든 일이 있었던 날 집에 돌아와 반려견과 눈을 마주치는 순간, 그 복잡했던 감정들이 순식간에 녹아내리는 것을 경험했다. 과학이 증명한 현상을 몸소 체험하는 순간이었다.


첫 30일이 가장 중요하다!!!!


1주차: 적응 기간

새로운 환경에 온 반려동물은 극도로 예민한 상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감을 주는 것이다.

해야 할 것:

  • 조용하고 안전한 공간 마련하기

  • 정해진 시간에 식사 주기

  • 큰 소리나 갑작스러운 움직임 피하기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

  • 과도한 관심이나 접촉 (스트레스 증가) 보통여기서 실패한다.

  • 너무 많은 사람들과 만나게 하기

  • 첫 주부터 훈련 강행하기


2-3주차: 관계 형성

이 시기부터 서서히 유대감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내 강아지의 경우 2주 차부터 내가 부르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 작은 변화가 주는 기쁨은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


중요한 포인트:

  • 이름 부르기 연습 (간식과 함께)

  • 짧은 산책 시작하기 (사회화)

  • 기본적인 하우스 트레이닝


4주차: 루틴 정착

한 달이 되면 어느 정도 안정된 루틴이 자리잡는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훈련과 사회화를 시작할 수 있다.


절대 놓치면 안 되는 필수 체크리스트


건강 관리

병원 등록 (분양 후 3일 이내)

  • 기본 건강검진 받기

  • 예방접종 일정 상담

  • 응급상황 시 연락처 확보

내가 가장 후회하는 것 중 하나가 건강검진을 미뤘던 것이다.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였지만 검진 결과 선천적 심잡음이 발견됐다. 다행히 치료 가능한 수준이었지만, 더 일찍 알았다면 좋았을 것이다.


기본 용품 준비

필수품목 (우선순위대로)

  1. 사료, 물그릇 (스테인리스 추천)

  2. 목줄, 하네스 (목에 무리 가지 않는 H형)

  3. 침구류 (세탁 가능한 것)

  4. 배변패드, 배변통

  5. 장난감 (치아 건강용, 스트레스 해소용)


나중에 구입해도 되는 것들:

  • 각종 옷류 (추위에 약한 견종 제외)

  • 캐리어 (외출이 잦지 않다면)

  • 고가의 장난감들


처음에는 이것저것 다 사주고 싶은 마음에 쇼핑몰을 헤매다가 집이 애견용품점이 될 뻔했다. 하지만 정말 필요한 것부터 차근차근 구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예상치 못한 상황들과 대처법


첫 병원비의 충격

건강해 보이던 우리 강아지가 갑자기 설사를 하기 시작했다. 응급실에 데려갔더니 검사비만 20만원. 그때 깨달았다. 반려동물 의료비는 생각보다 훨씬 비싸다는 것을.


대비책:

  • 펫보험 가입 검토 (분양 후 1개월 이내 권장)

  • 응급상황용 예비자금 마련 (최소 100만원)

  • 24시간 응급병원 위치 미리 파악


이웃과의 관계

아파트에서 키우다 보니 짖음 때문에 이웃에게 민원을 받은 적이 있다. 처음에는 "새끼 강아지인데 당연히 짖을 수 있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지만, 이웃의 입장도 이해하게 되었다.


해결 방법:

  • 분리불안 훈련으로 과도한 짖음 줄이기

  • 이웃들에게 미리 양해 구하기

  • 방음 매트나 커튼 설치 고려


펫부모로서 마음가짐


완벽하려 하지 말기

처음 몇 달은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라는 의문이 끊이지 않았다.

다른 펫부모들의 SNS를 보면서 비교하기도 했다.

하지만 각 아이마다, 각 가정마다 상황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펫부모가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에게 맞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다.


인내심이 답이다

하우스 트레이닝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거의 3개월 동안 실수를 반복했는데, 그때마다 화가 났지만 참았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인내가 있었기에 더 끈끈한 관계를 맺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반려동물은 우리의 소유물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가족이다.

서로 적응하고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1년 후 되돌아본 변화들


펫부모가 된 지 1년.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일상의 변화:

  •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 일정해졌다 (산책 때문에)

  •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외출 시 아이 걱정)

  • 책임감이 커졌다 (또 다른 생명을 돌본다는 것)


예상치 못한 장점들:

  • 동네 펫부모들과의 새로운 인연

  • 규칙적인 산책으로 건강 개선

  •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고받는 경험


펫부모가 되려는 당신에게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쉽지 않다. 시간도, 돈도, 에너지도 많이 든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큰 행복과 보람을 준다.


완벽한 준비란 없다.

중요한 것은 책임감과 사랑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끊임없이 배우려는 자세.


오늘도 우리 강아지는 꼬리를 흔들며 내가 집에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 순수한 기다림 앞에서 나는 오늘도 더 나은 펫부모가 되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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